Page 87 - 월간HRD 202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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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없다면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교보문고 명강의Big10」은 이 질문을 바탕으로
죽음을 지켜보는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의 강연을 통해
죽음을 공부하고, 상상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유성호 교수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검(사망자의 시신을 해부하여 사인死 그리고 그는 “많은 분께서 부검 과정에
因을 규명하는 법의학적 절차)’을 한다. 서 느낄 정신적 스트레스를 걱정하지만
죽음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그에 따르 저는 부검 대상자를 찬란한 삶을 살았던
면 법의학자는 의료적, 법적 판단이 필 인간으로 느낀다.”라고 밝혔다.
요한 사망에 대해 검시와 부검을 한 다 다음으로 유 교수는 한국의 사망 통계와
음 결과물을 보고서로 정리하며, 때로는 보건 현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데이터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여러 분쟁에서 를 보면 한국은 24만 명이 태어나고 35
자문하거나 법정에서 증언하기도 한다. 만 명이 사망하는 인구 절벽 시대를 맞
관련해서 그는 한 사건을 사례도 들었 이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높은 출
다. 무용학원 화장실에서 한 고등학생이 산율을 기록했던 베이비붐 세대(1955
사망한 채 발견되었고 단순 사고사로 처 년-1974년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가 노
리되었는데, 이후 부검 결과를 다시 확 년기에 접어들며 의료복지의 수혜자는
인했더니 물고문으로 사망했음이 밝혀 많아지고,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있
진 사례였다. 결과가 뒤집힌 이유를 보 는 흐름이었다. 이에 관해 유 교수는 “현
면 사망 당시 부검에선 원인을 알 수 없 재 중장년층(35세-64세)이 부모 세대의
었는데, 몇 년 후 사망자의 친구들이 증 의료비를 감당하고 있는데, 다음 세대는
언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조사에 들어간 인구 기반이 약하기에 결국 지금의 중장
결과 폐와 기도에 물이 차 있는 것을 확 년층은 자신들에게 드는 치료비를 스스
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유 교수는 “부 로 감당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나아
검은 한 사람의 죽음을 통합적 관점에 가 그는 “병원 예약은 수개월씩 대기해
서, 그리고 존엄하게 다뤄야 하는 과정 야 할 만큼 의료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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