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월간HRD 202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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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 쳇바퀴, 반복강박 사람은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세상에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기에
그것이 불행이라 하더라도 마음의 편안함을 느낀다.
그 결과 고통과 불행으로 이끄는 선택을 반복하게 된다.
앞의 사례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 이 새겨진 남성상은 의식적으로 내리는
지의 술주정을 보며 진절머리를 쳤을 것 결정보다 훨씬 강하게 작용한다.
이다. 비 오는 날, 아버지가 어머니의 머 그런데 어린아이의 무의식에 각인된 남
리채를 잡고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 성상은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다가도, 어
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 대신 복수하 느 순간 불쑥 튀어나와 결국 어머니와
고 싶다.”거나 “차라리 아버지를 없애버 같은 삶을 선택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
리고 싶다.”는 강한 증오심을 품었을지 의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무의식적으
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로 관계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남성상으로 깊이 만약 첫 남편과 이혼했다면, 이혼 후 두
각인된다. 그녀는 아버지가 두렵고 미웠 번째 남편을 선택할 때도 ‘반복강박’이
지만, 동시에 사랑하기도 했다. 이 과정 작용하여 결국 첫 남편과 비슷한 상대를
에서 그녀의 무의식에는 ‘사랑’과 ‘폭력’ 고르게 된다. 이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이 동시에 자리 잡는다. 결국, 사랑하는 어린 시절의 불행했던 상황과 유사한 관
남자는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왜곡 계를 반복하게 된다. 결국, 어린 시절의
된 믿음이 형성되는 것이다. 트라우마가 무의식적으로 삶의 방향을
세월이 흘러, 아이는 어른이 되어 벗어 결정짓는다.
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불행으로부터 다른 선택을 하면 될 것 같은데, 이상하
도망치듯 사랑을 찾아 결혼을 한다. 아 게도 어린 시절의 불행을 반복한다. 왜
버지의 알코올 중독과 폭력에 시달리던 우리는 과거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어머니를 떠올리며, 자신은 절대 술에 선택하지 못하는 것일까?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남성과 결혼하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남성은 그녀의 내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무의식에 깊 면에서 낯설기 때문에 편안함을 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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