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월간HRD 202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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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COLUMN
무기력의 시대는 곧 외로움의 시대
내면 소통과 관계 소통은
서로 상호작용한다
글_윤대현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내면 소통과 관계 소통은 별개로 작동하지 않는다. 내면 소통의 핵심 기능은 내 감정을
살피고 타인과의 감정 및 관계를 살피는 사회 인지, 그리고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는 기
억 강화, 마지막으로 내 과거, 현재, 미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계 소통 속에서 얻은
새로운 감정과 정보를 통합하여 내 인생의 서사, 스토리텔링을 그리는 작업이다. 그런
데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사람을 통한 힐링’을 경험하는 사람도 어느 역치를 넘어
서면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진다. 즉, 관계 소통은 내면 소통에 영향을 미쳐 나를 고
립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무기력한 내 내면이 내 인생의 스토리텔링과 마인드셋을 부
정적으로 틀어서 관계 소통을 회피하게 하거나 불편함을 느끼도록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정신의학에서 화두인 ‘외로움’이라는 용어다.
외로움은 과도한 업무 이상으로 번아웃(burnout)을 유발할 수 있고, 심지어는 치매의
중요 위험 인자이기도 하다. 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콘텐츠 중의 하나가 바로 관계다.
그 관계의 불만족이 쉼을 이루지 못하게 하고, 쉬지 못할 때 치매에 걸릴 위험도 올라
가는 것이다. 실제로 치매 환자들에겐 쉼의 모드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감소했다
는 연구도 있다.
외로움이 깊어지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쌓이고 있다. 만성적인
외로움은 비만이나 흡연만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우울증과 심혈관 질환
및 치매 등이 발병할 위험을 높인다. 그렇다면 지구인이 현재 겪고 있는 외로움은 어느
정도일까. 대표적인 글로벌 소셜미디어 회사가 학술 그룹과 공동으로 142개 국가를 대
상으로 실시한 2023년 조사에 따르면, 4명 중 1명이 상당한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더 외로울 듯싶은데 젊은 성인들(19세-29세)의 외로움이 컸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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