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월간HRD 202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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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김진해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말의 이질성과 타인에 대한 존중을 엮으며

                 유쾌하고 신선한 내적 균열을



                 선사하다



                  글_이정구 편집팀장    사진_홍희지 기자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교수가 예의 있는 반말로 대화하는 수업. 무척 낯선
                   풍경이다. 이런 ‘평어수업’을 진행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은 김진해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다. 사람은 누구나 우여곡절을 겪고 그때마다
                   좌충우돌하며 스스로를 도야해서 성장해야 한다. 즉 이질성과 오묘함 속 다양성과
                   존중의 교차는 사람다움을 바로 세우는 요인이다. 그렇기에 ‘말’로써 학생들이 내적
                   균열과 관계의 재정립을 경험하며 전문성과 품성을 고루 갖추도록 헌신하고 있는
                   김진해 교수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진해! 이런 수업 해줘서 너무 고마워.”            인이 되고 다시 모였을 때 차별과 편견
                 김진해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이 전하              의 위험성과 공감과 존중의 필요성을 배
                 는 감사의 인사다. 김 교수가 이렇게 반             웠다고 말했다. 직접체험이 관점을 바꾼
                 말이 오가는 수업을 기획한 배경은 무엇              것이다. 이어서 김 교수는 남성명사와
                 일까. 먼저 그는 『푸른 눈, 갈색 눈』이라           여성명사가 있는 프랑스어, 여기에 더해
                 는 책을 언급했다. 여기에서 미국의 초              중성명사까지 있는 독일어, 존댓말이 존
                 등학교 교사 제인 얼리어트는 1968년 4            재하는 한국어를 언급하며 “언어는 상대
                 월 4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살해당했을             방과 나와의 관계나 거리를 판단해야 대
                 때, 다음 날 수업에서 3학년 아이들을              화를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의 습관’을 심
                 ‘푸른 눈’과 ‘갈색 눈’이라는 집단으로 나           어줍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눴다. 그리고 어느 날은 ‘푸른 눈’에, 다           “권위적일 것 같고, 만나면 대화하기 어
                 른 어느 날은 ‘갈색 눈’에 특혜를 줬다.            렵고, 수업에서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그러자 두 집단은 서로를 차별하기 시작              부담스러운 대학교 교수의 이미지가 여
                 했다. 독특한 경험을 했던 학생들은 성              전한 상황에선 자유로운 토론이 어렵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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