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월간HRD 202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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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AGE
가치관의 부메랑 효과
글_엄준하 『HRD』 발행인
‘10억 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저지르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
이런 질문에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유감스럽게도 ‘괜찮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 연령층에서 고등학생이 57%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20대로 53%를
차지했습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전국의 성인과 청소년 5,0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직지수’ 조사 결과입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면 동료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항목의 조사 결과에서도 20대가 65%
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 10대-20대의 물질주의 가치관
과 윤리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합니다.
물질만능주의는 경제적 가치를 중시해 인간이 가져야 할 본연의 가치를 상실하여 인간
을 경시하는 풍조를 만들었습니다. 물질만능주의가 등장한 것은 산업화에 따른 물질적
풍요와 개인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게 됨에 따라 삶의 가치가 물질적 요
소에 치중됐기 때문이지요. 그에 따라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부정적 요소가 발생해 가
치관의 혼란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물질만능주의는 삶의 물질적 조건이 부족했던 사
회에서 물질적 조건이 향상됨으로써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단기간에 걸친 산업화와 근대화의 과정으로 말미암아 급속한
사회변화를 경험했고, 이 과정에서 물질 중심 문화와 전통적 가치관 사이의 갈등이 일
어났습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단군 이래 홍익인간이라는 인간존중의 사상이 뿌리
깊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농경 중심의 경제를 꾸려오던 우리 민족에게는 농경사회에서
형성된 공동체 의식과 배려의 문화가 있었습니다. 서로 나누어 먹고, 싸우지 않으며,
자기 것을 주장하거나 또 거기에 집착하지 않았지요. 또한 침략적 싸움을 하지 않았습
니다.
하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팽배해진 물질만능주의는 농경문화에서의 우리 고유의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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