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월간HRD 202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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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HRD





                 레 일어났다. 업무 간소화와 빠른 의사              님’이라고 부르니 기분이 언짢다.”, “타
                 결정을 추구하고자 한 팀제 속에서도 다              부서와 일할 때 모두 ‘~매니저’라고 하
                 단계로 일하는 문화가 여전했다.                  니 상대방의 직급을 몰라 어떻게 대할지
                 이런 현상을 두고 앨런(Natalie J. Allen)     불편하다.” 등과 같이 겉으로는 동등하
                 과 헥트(Tracy D. Hecht)는 기업들이         게 부르지만 과거의 직급체계에 갇혀 지
                 ‘팀제와 로맨스에 빠졌다(Romance of           위고하를 따지는 문화가 여전했다.
                 teams)’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팀제가 실          그에 따라 몇 해 지나지 않아 과거로 돌
                 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로 조              아가는 사례도 발생했다. P사는 매니
                 직의 여러 시스템이 팀제에 맞춰 변하지              저-팀 리더-그룹 리더로 간소화한 호칭
                 않는 점을 지적했다. 팀제 속 부과제 직             을 6년 만에 기존 체계인 사원·대리·
                 급체계는 팀제에 맞게 변하지 않는 대표              과장·차장·부장으로 되돌렸다. 원활
                 적 인사운영 방식으로 볼 수 있다.                한 의사소통에는 기존에 익숙한 호칭
                                                    이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H사
                 새로운 직급체계 모색, 호칭 파괴                 와 K사 역시 ‘~매니저’ 호칭을 사용했지
                 팀제하에서 부과제 직급이 맞지 않다는               만 각각 3년, 5년 만에 부과제 호칭으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변화를 모               돌아갔다. ‘업무 일선에서 혼선이 많다’,
                 색했다. 초기에는 호칭에 관심을 가졌               ‘직원들의 업무 권한을 명확히 하고자 한
                 다. 팀원 간에 높고 낮음이 드러나는 다             다’ 등이 주된 이유였다.
                 단계식 호칭이 직급과 관계없이 맡은 일
                 에 책임지는 업무환경을 방해한다고 판               역할 중심 직급체계로의 변화
                 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오랜 기간 조직              호칭 변경만으로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의 질서로 기능해 온 직급체계를 한순간              업무환경을 만들기 어렵다고 느낀 기업
                 에 바꿀 경우 혼선이 생기는 것을 우려              들은 본격적으로 직급체계를 개편했다.
                 해 기존 직급체계는 그대로 둔 채, 호칭             가장 고심한 부분은 직급이 의미하는 바
                 단계를 줄이거나 하나의 호칭만을 사용               가 무엇이며, 직급단계를 어떤 기준으로
                 하는 소위 호칭파괴를 시도했다. 상·하              구분할 것인가이다. 대다수 기업은 ‘역
                 급자 구분 없이 이름 뒤에 ‘~님’, ‘~매니          할’에 주목했다. 팀에서 구성원들이 어떤
                 저’와 같이 단일 호칭으로 부르는 식이              역할을 하는지, 역할의 크기는 다른 구
                 다.                                 성원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에 집중한
                 호칭파괴는 딱딱한 조직문화 해소와 수               것이다.
                 평적 의사소통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              역할에 관심을 둔 이유는 성과주의와 관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리 잡은 위계              련이 있다. 성과주의는 조직에 더 많이
                 적 업무수행 극복에는 충분치 않았다.               기여한 구성원에게 보다 많은 보상이 돌
                 “나는 부장인데 대리나 사원이 나를 ‘~             아가도록 운영하는 방식이다. 부과제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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