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월간HRD 202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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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혼돈과 질서
글_엄준하 『HRD』 발행인
삼성그룹을 창립한 고故 이병철 회장이 어느 날 임원들에게 ‘논어’ 공부들을 열심히 하
라는 조언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에는 인생의 좋은 지혜와 가르침이 있기 때문입
니다. 그래서 한때 삼성뿐만이 아니라 타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조차 논어에
관심을 가지고 독서 열풍이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자도 그때에 논어에 대
한 의의를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논어는 유가儒家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서四書의 하나로, 중국 최초의 어록이
기도 합니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옛 문헌입니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과의 문답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공자의 발언과 행적, 그리고 뛰어
난 제자들의 발언 등, 인생의 교훈이 되는 말들이 간결하고도 함축성 있게 기재되어 있
습니다.
논어라는 책명은 공자의 말을 모아 간추려서 일정한 순서로 편집한 것이라는 뜻입니
다. 공자의 불요불굴의 구도求道의 태도, 관용 중에서도 사람을 이상선인 ‘인仁’으로 이
끌고자 하는 교육, 즉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인도주의 사상과 자각자율自覺自律의 도덕설
을 제시한 공자학당의 활동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모든 내용이 인생경험의 깊은 영
지의 결정으로서 음미할수록 가치가 있는 교훈들입니다.
공자는 ‘예를 회복하는 것’을 통해 혼란의 상태로부터 다스림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고 꿈꾸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예학禮學’은 바로 그의 치세의 학문입니다. 공자는 또
한 치세하려면 먼저 치인治人을 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예를 회복하는 것’은 실제로
‘예’를 통해 인간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규범 하고자 한 것입니다. 따라서 공자
의 치세의 학문은 또한 필연적으로 치인의 학문인 것입니다.
한 권의 『논어』는 심지어 치세자에게 어떻게 인간을 다스릴 수 있는가를 가르친 책이라
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의 학설이 인학이든 예학이든 간에 모두 인간을 출발점으로 삼
은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 논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즉 인간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인간을 해방시킬 수도 있지만 또한 인간을 속박할 수도 있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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