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월간HRD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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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성도 크다. 실습자들은 시뮬레이터인 조종석에 앉아 가상공간에 들어가서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다양한
상황에 대응해서 안전하게 조종하는 역량을 높일 수 있다. 의료, 군대, 소방 등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의 프
로세스로 비용이 막대하고 위험한 실습을 대체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자율주행차의 실험에도 게임은 매우 유용하다. 차도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려면 시간, 비
용, 날씨의 제약이 있고, 보행자나 운전자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 실제 레이싱 게임은 자율주행차의 인공지
능을 훈련시키는 데 활용되고 있다. 말씀드린 훈련들에는 VR, AR, 인공지능, 빅 데이터라는 4차 산업혁명시
대에 주목받는 기술들이 모두 녹아있다.
게임이 범용성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세계보건기구
에선 지난 5월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정
말 게임은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들은 게임을 음주, 마약, 흡연과 동일선상에 놓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분은 굉장
히 위험하다. 게임을 음주, 마약, 흡연과 같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경우 1시간에서 2시간 정도는 괜찮지만 그
이상 게임을 즐기면 위험하다는 말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비유하면 약한 마약은 해도 되지만 센 마약은 하
면 안 되며, 술을 마시는 건 안 되지만 술에 물을 타서 먹는 건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게
임을 좋아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몇 시간 게임을 해야 장애로 분류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토로하며
자녀가 게임을 하는 것만 봐도 불안에 떤다고 한다. 이처럼 기준의 부재와 분류의 오류는 큰 파장을 불러일
으킬 수 있다.
중독을 연구하는 여러 학회의 분석 역시 정확도가 떨어진다. 2009년에는 청소년들의 13%가 게임에 중독되
어 있다고 분석했지만 최근에는 3%라고 정정했다. 중간의 10%가 명확한 근거 없이 사라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게임의 주요 소비자는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고단한 삶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게임을 하
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게임을 더 이상 하지 않는 청소년들도 많기 때문에 수치상에 변동이 생기는 것이
다. 원인이 아닌 결과만을 보기 때문에 무의미하고 비과학적이며 구체적이지 않은 주장이 반복되고 있다.
▲ 우리나라는 게임산업의 선두주자였지만, 지나친 규제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 위정현 회장은 이와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강연과 자
문을 통해 게임의 긍정적 효과와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전하고 있다. (자료 출처: KBS 「명견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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