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월간HRD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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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MIND









와인과 여인: ‘와인(臥人)’은 누워 있는 ‘여인(女人)’이다!


당신은 비교하고 있습니까, 비유하고 있습니까?






글 _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공학과 교수


글 싣는 순서

1. 질문과 관문: ‘질문’이 ‘관문’을 바꾼다! 8. 와인과 여인: ‘와인(臥人)’은 누워 있는 ‘여인(女人)’이
2. 독서와 저서: ‘저서’는 ‘독서’에서 나온다! 다!
3. 공부와 승부: ‘승부’는 ‘공부’가 결정한다! 9. 실천과 변천: ‘실천’해야 이전과 다르게 ‘변천’한다!
4. 소통과 융통: ‘자세’를 낮추고 ‘소통’하면 ‘융통’해진다! 10. 체험과 보험: 모험이 부족한 사람은 좋은 어른이 될 수 없다!
5. 어휘와 어이: ‘어휘’가 없으면 ‘어이’도 없다! 11. 마스터리와 미스터리: 마스터리에 이르는 길은 미스터리다!
6. 곡선과 시선: ‘곡선’은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선’이다! 12. 인공지능과 인간지성: 인간만의 고유한 지능으로 지식을 창조
7. 나무와 임무: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하고 있습니까, 지성으로 지혜를 개발하고 있습니까?






“창의성은 새로운 것들의 옛날식 조합과 옛날 것들의 새로 바라보고 망치의 관점에서 공부를 바라볼 때 이전에 생각할
운 조합을 통해 생겨난다.”는 미국의 조직이론가, 칼 웨이 수 없었던 새로운 인식의 지평이 열린다. 마찬가지 맥락에
크(Karl Weick)의 말이나 “아이디어란 ‘기존 요소들’의 ‘새 서 “은유는 대상의 삼킴이다. 대상을 삼켜서 다른 무엇으로
로운 결합’이다.”라고 생각하는 제임스 웹 영(James Web 다시 태어나게 한다.”라고 『은유의 힘』에서 주장한 장석주
Young)의 말, 또는 창의성은 만날 것 같지 않은 이질적 요소 시인의 말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의 충돌이나 갑작스러운 만남(Creativity comes from unlikely 실제로 와인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포도의 즙을 발효시
juxtapositions)에서 유래한다.”고 말한 전 MIT Media Lab, 니 켜 만든 서양 술’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결국 와인은 포도
콜라스 니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 소장의 말에는 모 로 만든 서양술이다. 와인을 이런 식으로 정의하면 인간의
두 공통점이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관계없다고 생각 상상력은 여기서 그친다. 와인을 이전과 다르게 생각하는
되는 두 가지 이상의 이질적 요소가 만날 때 생긴다는 점에 인식의 지평을 열어가려면 와인을 다르게 정의해야 한다.
서 이들은 공통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관계없는 이질적 요 와인을 다르게 정의하는 방법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은유법
소를 뒤섞거나 버무려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거기에 의미 을 사용하는 것이다. 은유법은 겉으로 보기에는 닮지 않았
를 부여하는 사유가 바로 아이디어이자 창의성이며 메타포 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닮은 점이 있음을 찾아내서 두 가지
(metaphor), 즉 은유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질적이지만 를 이전과 다른 관계로 연결시켜 색다른 상상력의 세계로
공통점을 찾아 새롭게 연결함으로써 지금 여기서 미지의 저 유도하는 수사학적 비유법이다. 와인바에 가면 모든 와인
기로 인식의 지평을 열어가는 사유의 촉매제가 바로 은유법 은 왜 누워서 보관하는지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이다. “은유의 본질은 한 종류의 사물을 다른 종류의 사물의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재미있는 발상을 시작해본 적이 있
관점에서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다.” M. 존슨과 조지 레 다. 물론 ‘코르크 마개가 건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
이코프가 쓴 『삶으로서의 은유』에 나오는 말이다. 예를 들면 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하는 상상력
『공부는 망치다』라는 책 제목처럼 공부를 망치의 관점에서 은 논리의 세계를 넘어서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누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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