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월간HRD 201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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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본주의와 협업역량 기반 HRD
고객만족경영과 감정노동
무한경쟁시대에 ‘누가 고객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느냐’ 하
는 것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었다. 기업중심
사고에서 고객중심사고로 전환되면서 고객접점에서는 일
대혁신이 일어났다. 소비자들은 더 큰 만족을 요구했고, 기
업들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위한 HRD전략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다. 고객만족경영이 심화되면서 이 또한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고객들은 정말 왕처럼 행
동하게 되었고 서비스 접점에서 갑질과 진상고객이 증가하
게 되었다. 이는 사회적으로 감정노동 문제로까지 이어지
▲ 윤은기 회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는 인본주의와 협업상생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을 것이라
고 단언했다.
게 되었다.
▼ 윤은기 회장이 시대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짚어가며 HRD의 발전을 위한 메시지를 전언하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다 마음의 상처를 입
게 되고 마침내 심신이 병적상태에 이르는 것이 감정노동 인간을 피로하게 만들고 결국은 번아웃(burnout)시킨다.
이다. 지금은 감정노동에 관련된 법이 생기고 산업재해로 이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인정하고 있다. 고객만족경영이 가져온 후유증에 대처하기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프랑스 교육철학자 삐에로
위해 기업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 이 쌍소 교수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슬로우문화가 확산된
른 것이다. 이 또한 인본주의를 벗어난 과도한 경쟁에서 비 것은 속도경쟁에 지친 사람들이 느림을 통해 재충전하려는
롯한 것이다. 고객은 왕이 아니다. 고객은 신이 아니다. 서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일을 할 때는 스피드가 중요하지만,
비스하는 사람도 인간이고 서비스받는 사람도 인간이다. 휴식을 통해 재충전하지 않으면 기업의 생산성도 떨어지게
고객접점에서 상호존중의 인본주의가 살아나야 건강한 기 된다. 요즘 강조되고 있는 워라밸도 일하는 시간과 놀고 쉬
업이 되고 건강한 사회가 된다. 이제는 서비스접점에서 일 는 시간의 균형점을 추구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명상이 유
하는 사람들의 교육과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생의 행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 현상으로 보인다. 인간은 인
휴머니즘이 되었다. 간답게 살아야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지속가능하다.
스피드경영과 번 아웃 탁월한 소수와 집단지능
1980년대 중반부터 기업에 확산된 경영전략이 스피드경영 ‘소수의 탁월한 인재가 조직전체를 먹여 살린다. 이들이 괴
이다. 제3의 물결을 예측하고 이끌어 온 앨빈 토플러는 1985 짜든 괴물이든 관계없다’
년도에 내놓은 『권력이동(Powershift)』에서 빠른 자(Te Fast) 한때 탁월한 소수인재를 중시하는 인재관이 유행한 적이
가 느린 자(Te Slow)를 이기는 ‘속도의 경제’ 시대가 온다고 있다. 괴짜 천재를 뽑고 평균 연봉의 열배 이상을 주는 현
주장하였는데, 이는 정확한 예측이었다. 이스라엘, 대만, 싱 상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몇 건의 성과를 가져다 주기도
가폴은 작은 나라지만 선진국처럼 잘 산다. 작지만 빠른 나 했지만 대부분은 조직 내에서 팀웍을 해치고 경영성과에도
라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도 빠르면 대기업을 이길 수 있 기여하지 못하는 트러블 메이커가 되고 말았다. 이제 기업
다. 빠른 무기와 느린 무기, 빠른 교통수단과 느린 교통수 이 원하는 인재는 인성을 갖추고 팀웍을 중시하며 서로 도
단, 빠른 컴퓨터와 느린 컴퓨터 등 이 세상 모든 것은 빠른 와 성과를 내는 ‘협업형 인재’다. 소수의 탁월성보다는 집단
것이 느린 것을 이기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심지어는 빠른 지능 집단지성의 힘이 더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
가짜뉴스가 느린 진짜뉴스를 이기는 기현상도 발생하고 있 이다.
다. 지금 세계적으로 가짜뉴스(fake news)가 극성을 부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는 협업과 상생이 중요해졌다. 인공지능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확산될수록 인간 고유의 장점이 중요해질 것이다. 신문
스피드경영, 타임베이스전략 등이 도입되면서 직장인들은 명시대의 인적자원개발은 과거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
빠른 학습, 빠른 의사결정, 빠른 서비스, 빠른 실행 등 스 고 새롭게 도전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인본주의와 협업상
피드경쟁에 휘말리게 되었다. 그러나 지나친 스피드경쟁은 생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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